[한경에세이] '문화'와 '산업'의 이해상충과 상생

입력 2017-07-31 17:48  

전용주 < 딜라이브 대표 yjeon@dlive.kr >


‘문화 활성화’는 ‘문화산업 활성화’와 상생이 가능할까. 개인의 창의성과 끼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축적되는 문화와 자본 논리에 따른 기업의 영리성을 바탕으로 하는 산업은 서로 추구하는 바가 확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문화는 독특한 개개인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공동체의 공감대와 정신세계를 창출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복제하거나 대량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천연기념물 혹은 인간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상업 영화와 드라마 등 기업이 만드는 문화산업은 종사자들의 더 나은 경제생활을 위해 문화적 창의성을 활용한다. 여러 사람의 협업에 따라 결과물을 생산하고 다시 복제하면서 상업화된다.

경제적 실리보다 대의명분과 윤리를 중시하는 선조들의 유교문화적 관점에서 보면 문화를 산업과 융합하고 상생 방안을 찾는 것은 분명 불경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세계 국가들이 고유문화 보존과 더불어 중요한 차세대 먹거리 산업 중 하나로 문화와 기업시스템을 융합한 문화산업을 경쟁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치열한 경제 전쟁에서 각국 기업이 자신이 생산한 제품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려고 할 때 단순히 제품의 성능과 기술력만으로는 크게 성공하기 힘들다. 현지에서 통할 수 있는 문화와 잘 융합하고 활용할 때 더 큰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10여 년 전 불어닥친 한국 영화 돌풍으로 홍콩 영화사의 초청을 받아 현지에 간 적이 있다. 현지인들이 곧 한국 제품이 한국 영화 흥행의 영향을 받아 아시아 지역에서 훨씬 더 잘 팔릴 것이라며 부러워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부터 필자는 문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기업화와 산업화가 미래 한국 경제에 큰 힘이 될 것이고 국산 소비재 수출에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하고 문화 기업의 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물론 문화의 모든 분야가 상업화와 자본화의 길을 가는 게 능사는 아니다. 문화와 산업의 상생이 장기적으로 잘 융합해 삶의 질을 높이면서 경제적 풍요로움을 가져오기 위해선 비상업적 전통적 문화 분야와 상업적 문화 분야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비상업적 분야는 과감한 지원을 통해 원천적인 창의성을 보호해주고 상업적 분야는 좀 더 많은 기업 시스템이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 환경을 조성해서 한국에서 중견 문화기업이 더 많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전용주 < 딜라이브 대표 yjeon@dliv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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